2024.10.06 (일)

검색창 열기

종교

보스턴미술관 소장 ‘사리’ 100년만에 환지본처

고려시대 불교미술의 정수가 담긴 사리구와 그 안에 있던

석가모니 부처님과 선사들의 사리가 100년만에 환지본처된다.

한국탑뉴스 차복원 기자 |

 

보스턴미술관 소장 ‘사리’ 100년만에 환지본처

 

고려시대 불교미술의 정수가 담긴 사리구와 그 안에 있던

석가모니 부처님과 선사들의 사리가 100년만에 환지본처된다.

 

미국 보스턴미술관이 소장중인 ‘은제도금라마탑형 사리구’와 ‘사리’ 4과가 100년만에 환지본처 길에 오른다.

조계종 총무원 문화부(문화부장 혜공스님)와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은 2월5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미술관(관장 테이틀바움)을 방문해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사리 및 사리구의 국내 반입을 위해

미술관 관장 등 주요 관계자와 협상을 추진했다.

 

 

보스턴미술관에 소정된 사리구의 정식 명칭은 ‘은제도금라마탑형 사리구’로, 원나라와 밀접한 관계를 형성했던

14세기 고려시대 불교문화의 정수를 담은 불교 성물이다.

사리구 내부에는 ‘은제도금팔각당형 사리구’ 5기가 안치돼 있다.

사리구에 쓰여있는 명문에 따르면 각각 석가모니 부처님 5과, 가섭불(과거칠불 중 6번째 부처) 2과,

정광불(석가모니에게 미래에 성불하리라고 수기를 내린 부처) 5과와

고려시대 양주 회암사를 창건한 인도 출신 승려 지공 선사 5과,

공민왕의 왕사로 활동한 선지식 나옹 선사 5과의 사리가 담겨있었다. 다만, 현재는 석가모니불 1과,

지공선사 1과, 나옹선사 2과 등 총 4과의 사리만이 현존하고 있다.

 

 

사리구는 고려 말 나옹선사 입적 이후 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양주 회암사가 원 소장처다.

이번에 기증되는 사리는 한국 불교사에서 많은 업적을 남긴 고려시대 지공 선사와 나옹 선사의 사리를 포함한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매우 크며, 사리 기증을 불교계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인 부처님오신날 이전에 추진한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현지에서 협상에 나선 조계종은 사리 환수에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조계종 문화부장 혜공스님은 “부처님과 선사들의 진신사리(眞身舍利)는 불교의 성물이자 존귀한 예경의 대상으로,

환지본처의 의미를 새기며 사리를 최대한 존중하여 여법하게 모실 것”이라며

“보스턴미술관 측의 불교에 대한 이해와 배려에 깊이 감사드리고 문화재청을 비롯한

정부 측의 적극적인 노력과 지원에도 감사의 마음을 표한다”고 밝혔다.

 

 

보스턴미술관 소장 사리구의 경우 2009년 불교계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환수 운동이 일어났고,

미술관과의 지난한 협상이 이뤄졌지만 성과로 이어지는 못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4월 영부인 김건희 여사의 미술관 방문을 계기로 환수 협상이 재개됐다.

조계종 문화부장 혜공스님은 “부처님 진신사리와 선사들의 사리는 불교의 성물이자 존귀한 예경의 대상으로,

환지본처의 의미를 새기며 사리를 최대한 존중하여 여법하게 모실 것”이라며

“보스턴미술관 측의 불교에 대한 이해와 배려에 깊이 감사드리고 문화재청을 비롯한 정부 측의 적극적인

노력과 지원에도 감사의 마음을 표한다”고 밝혔다.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사리 기증 및 사리구 임시 대여 추진이라는 협상 성과를 통해 사리는 불교의 성물(聖物)로서 원래 있어야 할 곳으로 되돌아가고, 사리구는 고려시대를 대표하는 뛰어난 문화유산으로서 약 100년 만에 처음으로 국내에 들어와 국민에게 공개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조계종, 보스턴미술관과 긴밀한 업무협력 하에 남은 과제의 일정들을 착실히 추진해나감과 동시에,

이번 계기로 보스턴미술관과의 상호 우호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프로필 사진
차복원 기자

한국탑뉴스에서 정치부, 사회부를 담당하고 있는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