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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부처님, 나옹선사, 지공선사 사리, 100여년 만에 ‘환지본처’

보스턴미술관 소장 사리, 기증 통해 한국 이운

18일 인천공항 통해 입국…19일 고불식 봉행

4과 이운 예정이었으나 정광불 사리1과 출현

한국탑뉴스 차복원 기자 |

 

부처님, 나옹선사, 지공선사 사리, 100여년 만에 ‘환지본처’

 

보스턴미술관 소장 사리, 기증 통해 한국 이운

18일 인천공항 통해 입국…19일 고불식 봉행

4과 이운 예정이었으나 정광불 사리1과 출현

총5과 성보 국내 이운돼 불자들 ‘환희심’ 불러

2009년부터 반환 논의…15년만의 성과

5월 19일 회암사지서 봉안법회도 예정

 

 

구한말 국외로 유출된 것으로 추정돼 미국 보스턴미술관에 소장돼 있던 부처님 진신사리와 나옹선사와

지공선사의 사리가 100여년 동안 해외에 떠돌다가 4월18일 마침내 환지본처(還至本處) 한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과 봉선사 주지 호산스님과 총무원 문화부장 혜공스님을 비롯한 대표단은

4월16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미술관(관장 매튜 테이틀바움)을 방문,

사리의 기증에 대한 행정 절차와 관련 이운 의식을 완료하고 이들 사리를 인수했다.

 

인수한 성보는 부처님 진신사리를 비롯하여 보스턴미술관 소장 사리구 안에 봉안되었던

나옹선사와 지공선사의 사리 등 총 5과다. 기존에 4과가 이운될 예정이었으나

정광불의 사리가 추가로 출현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성보는 4월18일 인천공항을 통해 이운돼 대한민국으로 환지본처한다.

사리장치는 대여형식으로 이운해 왔으며 새로 조성한 사리장치에 환지본처한 사리는 봉안된다.

 

사리의 이운은 보스턴미술관의 불교에 대한 정중한 종교적 배려와 협조 하에 진행했다.

보스턴미술관 측에서 박물관 폐관일에 맞추어 별도로 준비해 준 의례 공간에서 사리의 이운을 위한

불교 고유의 전통 의식을 진행하였으며, 절차에 맞추어 의례 공간으로부터 보스턴미술관 외부로까지의 이운을 설행했다.

이운에 앞서 조계종 대표단과 보스턴미술관, 보스턴총영사관 관계자가 참석한 사전 간담회를 진행했고,

사리의 기증에 감사하는 의미를 담은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 명의의 감사패를 전달했다.

 

 

 

보스턴박물관에서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이번에 반환되는 사리는 가섭불, 정광불, 석가불, 지공선사, 나옹선사의 사리로,

사리구에 적혀있는 명문을 통해 부처님과 선사들의 사리임을 확인할 수 있다.

 

불교사적으로, 정광불, 가섭불(석가여래 이전에 출현한 과거칠불 중 6번째의 부처님)과

석가불의 진신사리, 고려 지공선사(서역,중국을 거쳐 고려의 불교를 중흥하고 양주 회암사를 창건한 인도 출신의 스님),

나옹선사(지공선사로부터 불법을 배우고, 공민왕의 왕사(王師)로 활동한 고승)의

사리가 일시에 한국으로 돌아왔다는 점에서 이번 환지본처는 불교적,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

 

보스턴미술관이 소장한 사리의 환지본처에 대한 논의는 지난 2009년부터 약 15년간 지속되어 왔다.

2013년 이후 논의가 사실상 중단된 상황에서 10여 년간 모두의 관심에서 멀어져 잠자고 있었던 논의는,

2023년 4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당시 김건희 여사가 보스턴미술관을 찾은 자리에서

반환 논의의 재개를 적극 요청하여 급물살을 탔다.

 

이를 계기로 10년 만에 협상이 본격 재개되었고, 마침내 1년 만에 사리의 환지본처로 이어졌다.

2023년 조계종은 문화재청(청장 최응천) 등 정부 기관과 협의하여 보스턴미술관과 소통을 재개했다.

2024년 2월 5일(현지시간)에는 종단 및 문화재청의 협상단이 미국 현지를 방문,

부처님오신날 이전에 사리를 이운하는 협의를 완료했다.

이번 사리 이운은 지난 협상의 성과를 재확인하는 후속 절차임과 동시에 종단과 보스턴미술관,

문화재청 등 유관기관 간의 신뢰를 더욱 공고히 하는 자리가 됐다.

 

 

 

대표단의 일원으로 참여한 봉선사 주지 호산스님은

“마침내 부처님의 진신사리와 역대 조사의 사리가 양주 회암사로 환지본처한다는 점에서,

회암사의 교구 본사인 봉선사 주지로서 말할 수 없이 감격스러운 심정”이라며

“이후 진신사리의 역사적, 종교적 위상과 가치에 맞게 여법하게 예경의 대상으로 봉안하여 모실 것”이라고 밝혔다.

 

협상에 지속적으로 참여한 조계종 총무원 문화부장 혜공 스님은 “종단과 문화재청,

보스턴총영사관을 포함한 외교부, 시민단체 등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달성한 성과”라며

“무엇보다 사리가 가지는 성보(聖寶)로서의 가치를 존중하고 배려해 준 보스턴미술관 측에

아낌없는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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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복원 기자

한국탑뉴스에서 정치부, 사회부를 담당하고 있는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