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0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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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전쟁 위기 속 추경, 야당의 책임은 ‘민심’이 아닌 ‘국익’이어야 한다

㈜한국탑뉴스 송행임 기자 |

전쟁 위기 속 추경, 야당의 책임은 ‘민심’이 아닌 ‘국익’이어야 한다

▲한국탑뉴스 발행인

중동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지금, 한국 경제는 다시 한 번 외부 충격의 시험대에 올랐다. 원유 수급 불안과 물류 차질,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는 곧바로 물가 상승과 산업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긴급 추가경정예산(추경)은 단순한 재정 정책이 아니라 국가 대응의 핵심 수단이다.

 

문제는 정치다. 특히 야당의 대응은 이번 위기의 성격을 좌우할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야당은 추경의 필요성에는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그 내용에 있어서는 보다 확대된 재정 투입과 직접 지원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민생 안정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선거를 의식한 ‘민심성 정책’의 성격이 짙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위기 대응이라는 본질보다 체감도 높은 지원 확대에 초점이 맞춰질 경우, 추경이 단기적 인기 정책으로 흐를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민생을 고려한 재정 확대 자체를 문제 삼을 수는 없다. 그러나 전쟁 리스크라는 비상 상황에서의 추경은 평시의 복지 확대와는 성격이 다르다. 한정된 재원을 어디에,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투입할 것인지는 철저히 ‘효과’와 ‘지속 가능성’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단기적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현금성 지원이나 과도한 재정 확대는 오히려 국가 재정 건전성을 훼손하고, 장기적으로 더 큰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

 

이 지점에서 야당의 책임은 더욱 무겁다. 단순히 “더 많이, 더 빨리”를 외치는 것은 쉽지만, 그 재원이 어디서 나오고 어떤 부작용이 발생할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면 이는 책임 있는 정치라고 보기 어렵다. 특히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재정 정책이 ‘표심 경쟁’의 수단으로 변질되는 순간, 추경은 위기 대응 도구가 아니라 정치적 도구로 전락하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야당의 역할이 축소되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야당은 정부의 추경안을 더욱 정교하게 만들 책임이 있다. 불필요하거나 효과가 낮은 사업은 과감히 걸러내고, 실제로 필요한 분야에는 보다 집중적인 지원이 이루어지도록 수정하는 것이 진정한 견제다. 여기에 더해 재정 지출의 우선순위와 재원 조달 방안에 대한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결국 핵심은 ‘균형’이다. 위기 상황에서는 속도가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방향이다. 야당이 민심을 앞세운 단기적 인기 경쟁에 머물 것인지, 아니면 국가 전체의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책임 있는 재정 파트너로 나설 것인지는 이번 추경 논의에서 분명히 드러날 것이다.

 

전쟁의 그림자가 짙어질수록 정치의 무게는 더 무거워진다. 지금 필요한 것은 더 큰 목소리가 아니라 더 깊은 고민이다. 야당이 민심을 넘어 국익을 선택할 때, 비로소 추경은 위기를 넘어서는 실질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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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행임 기자

한국탑뉴스에서 사회부와 지역을 담당하고 있는 기자입니다.